[모피아]무거운 소재. 가벼운 구성. - 미스테리 & 스릴러

시간과 타이틀은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인가 팟캐스트를 통해 우석훈 박사님의 강의를 본 기억이 있다. 참으로 두서 없고 재미없었던 강의로 기억한다. 어떤 주제를 이야기 하는데 맥이 자꾸 끊기고 왔다 갔다 하는 경우 크게 보면 두 가지 경우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아는 게 없어서, 하나는 아는 게 많아서. 그 강의를 보면서 아무래도 우석훈 박사님은 후자의 경우라고 느꼈었는데 이번에 [모피아]를 읽어보니 이 분은 말보다는 글이 훨씬 더 뛰어난 분류의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아는 한 상당한 다작을 하는 분이지만 소설은 처음이라 어떨까 하는 궁금함과 팬으로서의 기대감이 같이 있었는데 결과만을 먼저 얘기하면 꽤 재미있었다

그냥 문학 작품으로서만 보자면 그렇게 수준 높은 느낌은 아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나 흐름도 그렇게 신선한 편은 아니고 문장력이 아주 좋다거나 하는 느낌도 아니다. 90년대 '박봉성', '이현세' 화백 풍의 만화를 그대로 소설로 옮겨 놓은 듯한 '이원호' 작가님의 일반 상업 소설 풍의 느낌이랄까? 상업 소설이라는 구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분류의 작품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필자 나름으로 무협, 판타지, SF 처럼 그냥 큰 집중이나 고민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분류의 작품들과 유사한 느낌이다

보통은 SF등과 달리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 이런 상투적인 구성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냥 재미있네 하고 잊어버리겠지만 [모피아]는 아무래도 감상이 좀 다르다. 어쩌면 팬으로서의 편견이 있었을지는 모르나 겉으로는 가볍고 상투적인 상업 소설의 틀의 저 안쪽에서 [88만원 세대], [나는 꼽살이다]등을 통해 보여왔던 작가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의 고민과 바램이 보이는 듯 했다.

필자의 경우에는 아무리 쉬운 책으로 읽어도 경제는 어렵다. [모피아]가 나왔다고 할 때도 이 어려운 경제를 주제로 해서 이야기가 딱딱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는 반대로 소재의 무거움에 비해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필자는 그 이유가 상업 소설 풍의 어쩌면 만화에 가까운 이야기 구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그저 가볍게 읽고 넘길 수 없었던 것은 그 안쪽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고민과 바램에 공감해서가 아닐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품의 분량을 30~50%정도 늘려서 배경 소재인 경제 부분의 디테일을 강화하고 전체 흐름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부분에서 그저 작가의 앎을 자랑하는 듯한 젠체 하는 듯한 문장을 조금 깎아 부드럽게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마도 작가의 의도였겠으나 소재와 배경이 되는 경제부분의 설명이 너무 간결하게 넘어가다 보니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이 너무 성기게 얽혀 전체적인 흐름이 좀 텀벙텀벙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어려운 경제 관련 요소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한다면 소설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되어 버릴 테니 이런 바램은 독자의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러한 무거움과 가벼움, 딱딱함과 부드러움의 균형을 이뤄내 좋은 작품을 써내는 것이 작가의 일이 아닐까 하여 감히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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